영덕군의 행정이 곁길로 새고있다.한국전쟁 때 투입됐던 상륙함(LST) 문산호의 복원·전시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이 사업으로 주민 혈세가 또 탕진하게 됐다.영덕군이 300억원을 들여 문산호를 복원해 콘텐츠를 꾸몄다.하지만 파도로 배 내부 뒤쪽 구조물이 휘는 등 안전에 문제가 속속 드러났다.이 사실은 경북도 감사에서 학인됐다.경북도는 영덕군수에게 사업계획 수립시 시공·경제성 유지관리 등을 철저히 검토해 예산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문산호 부실공사영덕군은 장사상륙작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전쟁 때 작전에 투입한 문산호를 복원해 당시 이야기를 담은 전시관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공사를 벌여왔다.2012년부터 총 294억원, 국비 140억원, 도비 77억원, 군비 77억원을 들여 실물모형을 만들어 설치하고 상륙작전 관련 콘텐츠를 내부에 전시하기로 했다.문산호는 길이 90m, 폭 30m, 높이 26m에 이른다.배는 건조가 끝나 장사 해수욕장 바닷가에 고정·설치했지만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지난해 여름 태풍과 겨울 너울성 파도로 배 뒤쪽 안에 있는 철 구조물이 휘었다.영덕군은 배 동남쪽 바닷속에 82억원을 들여 90m짜리 방파제를 만들었지만 북동쪽에는 이를 설치하지 않아 파도로 피해가 났다.추가 방파제를 만들려면 동남쪽보다 더 많은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방파제를 추가로 만들지 않고는 전시관 개관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문산호가 상당 기간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영덕군은 휜 부분을 보강해야 하지만 엄두도 못내고 있다.파도에 따른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보강하면 같은 피해가 반복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탓이다.▣제작업체 지연 보상금 도마제작업체와 지연배상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문산호는 지난해 1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1년 정도 늦어져 영덕군은 시공사에 지연배상금 60억원을 부과했다.제작업체가 지연배상금 부과를 거부하면 소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문산호는 설계와 배 제작 장소를 변경하는 바람에 준공이 늦어졌고 이 과정에서 예산 30억원이 추가로 들어갔다.애초 영덕 해안가에서 일부를 건조하고, 나머지 공정은 해상에서 하려다 불가능해지자 부산 조선소에서 제작해 영덕으로 옮겨왔다.경북도는 “영덕군이 방파제 필요성을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방파제를 먼저 설치하고 배를 제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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