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출판계에 소설, 시, 에세이 등 ‘문학 봄바람’이 불었다.인터넷서점 예스24가 30일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에 따르면 혜민스님의 에세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상반기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차트 1위를 차지했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올해 상반기 최다 판매 도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2012, 2013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혜민스님이 4년 만에 펴낸 신작이다. 올해 2월 출간과 동시에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시작으로 총 14주간 1위를 기록했다. 출간 4개월만에 이 사이트에서 9만부 가량이 팔렸다. 한국인 최초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종합 베스트셀러차트 3위에 올랐다. 한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지 하루 만에 판매량 1만권을 돌파, 최근 15년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와 함께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時) : 윤동주 유고 시집’은 초기 디자인을 재현, 독자들의 소유 욕구를 자극해 초판본 열풍을 만들어냈다. 신영복 선생의 타계 이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 고인의 저서도 인기를 누렸다. 이와 같은 흐름 덕분에 국내 문학의 분야별 도서 판매권수 점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높아졌다. 작년보다 0.8%보다 상승했다. 이밖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라플라스의 마녀’,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 등 해외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소설이 문학 열풍에 힘을 실었다. 올해 상반기 소설분야의 열풍은 전통적으로 연초·연말과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는 11-1월과 7월에 소설을 찾는 독자들이 많다는 공식을 깼다.예스24는 “근래 최대 호황을 누리며 소설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국내소설분야는 3월부터 1월 판매량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해외소설분야도 지난 5월 판매권수가 1월을 앞질렀다. 특히 2016년 5월 소설분야 판매권수는 62만권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5월 평균 판매권수인 50만권보다 월등히 높았다. 표절 시비, 문단 권력 논란 등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침체된 분위기였던 국내소설은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의 인기를 시작으로 ‘채식주의자’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에 정유정 작가의 신작 ‘종의 기원’ 출간이 더해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올해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김경욱 작가의 ‘천국의 문’과 윤대녕 작가가 11년만에 펴낸 장편 ‘피에로들의 집’도 국내소설을 기다려온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채식주의자’는 맨부커 인터내셔널 롱 리스트 후보작에 오르며 3월부터 판매 호조를 보였다. 주간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채식주의자’는 국내소설로는 2013년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 이후 3년만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5월 출간된 정 작가의 ‘종의 기원’은 강렬한 서사로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최정화 작가의 ‘지극히 내성적인’과 김이설 작가의 ‘오늘처럼 고요히’, 박솔뫼 작가의 ‘머리부터 천천히’와 같이 국내 젊은 작가들의 소설들도 주목을 받았다. 국내소설의 인기는 스타 작가들의 출간 소식이 이어지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말 소설가 김탁환과 기획자 이원태의 세 번째 장편소설 ‘아편전쟁’이 나온다. 정지돈 작가의 ‘내가 싸우듯이’를 비롯해 김근희, 김숨, 김려령, 김중혁, 은희경, 장강명 작가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기욤 뮈소로 시작해 베르나르 베르베르까지 라인업이 이어진 해외소설도 상반기 내내 꾸준한 주목을 받았다.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가 북유럽 소설의 인기를 재차 입증했다. 또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베르베르의 다음 세대 인류 출현을 다룬 ‘제3인류’ 마지막 완결판 ‘제3인류 5’와 ‘제3인류 6’은 출간과 함께 작가가 내한해 인기를 더했다.한국에서 마니아층을 구축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올해 3월 ‘후와 후와’를 시작으로 4월 말에는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이달 중순에는 근 10년 만에 선보인 여행 에세이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의 예약판매를 시작하는 등 상반기 중 에세이를 연달아 출간해 인기를 확인했다. 예스24는 “2009년과 2010년 화제를 모은 대표작 ‘1Q84’가 6월 1일 문고판 출간을 앞두고 있어 하루키 파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문학 외 인문·교양에서는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의 ‘미움받을 용기’ 1권과 새로 나온 2권을 비롯해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등 팍팍한 인생을 위로하는 책들의 후속편과 한정판이 잇달아 선보이며 강세를 이어갔다.사회·정치 분야에서는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페미니즘 관련 저서가 주목받았다. 강남역 살인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에 붙은 포스트잇 1004건을 채록한 ‘강남역 10번 출구, 1004개의 포스트잇’도 6월 7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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