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인 및 문중이 소장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상주박물관에 기증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총 10명의 기증자가 고서 및 고문서, 농경유물 등 400여 점의 유물을 기증했다. 개인이나 문중에서 유물의 관리가 어렵거나 도난 및 손·망실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하게 보전하기 위해 지역박물관에 기증하는 것은 물론, 박물관 전시를 통해 선조들의 문화유산을 다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정착돼 가고 있다. 박물관 누리집을 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청자접시 등 3점의 유물을 기증한 전영윤씨, 평생 남편과 함께 농사꾼으로 살아온 최영순 씨의 지게 등 농경유물 43점, 상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낙사휘찬 및 어머님의 손때 묻은 이층농과 고문서 일괄을 기증하신 이창희 씨, 조상 대대로 보관하던 조선 후기 문인 황기건의 시문집인 만오집 목판 45점을 선뜻 내어주신 황의삼 씨. 일제강점기 때 부친이 설치해 온가족이 썼던 쇠 욕조 등 철제유물 3점을 기증한 전병순 씨, 박물관에 전화를 걸어 “박물관에 이런 농기구도 받냐?”며 창고 천장에 정성스럽게 매달아 놓았던 풍로 등 농경유물 24점을 고이 챙겨주신 안수기 씨, 어려운 형편에 평생 모아온 귀한 옹기, 목가구 등 10점을 기증한 곽동식 씨, 선친 유품 정리차 상주시청 민원실에 들렀다가 1924년에 만들어진 제1회 상주농잠학교 졸업앨범 1점을 기증하신 김혜진 씨 등 이다. 한편 2012년 3월 오랫동안 보관해온 고서를 들고 박물관을 찾았던 진주강씨문중 강영석 씨와 강주석 씨. 당시 강영석 씨는 귀감 등 고서 및 고문서 53건 72점을 기탁한 바 있다. 4년이 흐른 이달 9일 기탁유물 53건 72점에 더해 강세응 문과급제 교지 등 56건 77점을 기증했고, 종손 강주석 씨도 강세응 호구단자 등 20건 21점의 고문서를 기증했다. 기증유물은 상주에서 태어나 영조조에서 고종조 후기까지 관작 및 학행이 탁월했던 뇌암 강세응(1746-1821)의 친필 시권 및 호구단자, 교지, 통문, 소지 등 당대 상주역사문화를 살필 수 있는 친필 고문서가 6세대에 걸쳐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또한 관련 자료가 번역된 ‘뇌암세고磊庵世稿’가 편찬돼 있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진주강씨문중 개인 소장 유물 기증은 10년 동안 소장자 및 문중 차원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다. 현재, 박물관 기증 유물의 대부분은 개인 것으로, 문중 차원에서 130건 190점에 이르는 다량의 유물을 기증한 것은 주목된다. 진주강씨문중을 시작으로 문중 차원의 기증이 잇달아 상주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옥연 박물관장은 “기증유물은 분류, 문화재 소독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수장고에 영구히 보관됨은 물론, 상설 및 특별기획 전시에서 선보임으로써, 기증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박물관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상주의 문화유산을 온전히 잘 알리는 아름다운 공유인 기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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