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은 이렇게 쓰는교? 있거라 보자... 이게 기역인가베?“수성구 수성1가동 제1경로당에서는 한창 손자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해야 할 칠순을 넘긴 어르신들의 한글을 배우려는 열기로 후끈하다. 모두 한 목소리로 가갸거겨를 힘차게 외치고 있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한글 선생님은 어르신들의 친근한 친구이자 경로당을 이끌고 있는 김덕빈 회장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한 번씩 어르신들에게 재능기부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글을 몰라 생활이 불편했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배우려니 부끄럽고 창피해서 남한테 배우는 것이 거북했던 어르신들이 부담 없이 용기 내어 한글을 배우고 있다. 또 한글 공부만 하면 지겨울 수 있다며 김 회장은 어르신들의 흥미를 끌어올리고 생활에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해 산수도 함께 가르치고 있다. 한 어르신은 “아직은 글을 읽고 쓰는 일이 쉽지 않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버스표지판, 식당 메뉴도 척척 읽고 손자들에게 내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배우지 못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안 배우려는 자세가 부끄러운 것이다”라며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다 함께 모여 배움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만끽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한편 국립국어원에서 전국 19-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1.7%(약 62만명)가 글을 전혀 읽고 쓰지 못하는 ‘완전 비문해자’로 이 중에서 70대는 20.2%로 다섯 명 중 한 명이 완전 비문해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