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대구퀴어문화축제(퀴어축제)가 26일 대구 중구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우려됐던 기독교단체와의 큰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고 마무리됐다.이번 퀴어축제는 ‘불어라 변화의 바람’을 주제로 성소수자(게이·레즈비언·양성애자·트랜스젠더)와 이들의 인권보장을 지지하는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 인근에서 열렸다.오후 1시부터 진행된 퀴어축제 관련 부스에는 무지개인권연대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정의·노동·녹색당, 시민단체가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과 편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홍보 캠페인을 전개했다.행인들은 이날 약 30m에 걸쳐 마련된 퀴어축제 부스에 관심을 보이며 퀴어배지, 액세서리 등의 물품을 구매하거나 ‘성소수자 인권 서명운동’에 참가했다. 이와 함께 야외무대에서는 성소수자와 지지자로 구성된 밴드팀 공연과 지지발언 등이 이어졌다. 반면 축제장 인근에는 서울에서 온 예수재단 등의 기독교단체 700여명이 찬송가를 부르며 ‘동성애의 죄악’, ‘하나님의 심판’, ‘동성애 박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성소수자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또한 이들은 행인들의 왕래가 많은 길목에서 ‘동성결혼금지법 입법 청원 1000만 서명운동’에 열을 올렸다. 비슷한 시각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도 ‘대구건강한사회를위한연합회’가 퀴어축제를 규탄하는 기도회 등을 열고 동성애 반대에 나섰다.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퀴어 퍼레이드는 오후 4시30분께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시작됐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퍼레이드 행렬에는 성소수자 지지행렬과 기독교단체, 행인들로 일대는 큰 혼잡을 빚었다. 대구경찰은 퀴어축제 측과 기독교단체의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15개중대 1000여명의 경찰을 퍼레이드 행렬 곳곳에 배치됐다.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은 최신곡이 울려 퍼지는 트럭을 따라 무지개색의 깃발을 흔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또 퀴어퍼레이드에는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과 장애인들도 휠체어를 타고 함께 참가해 성소수자들의 인권 보장에 대한 한 목소리를 냈다. 경남에서 왔다는 A(20)씨는 “나는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인데 퀴어연극제와 퍼레이드에 참가했다”며 “내년에도 성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위해 또 다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기독교단체 측의 반발도 만만찮았다. 본격적인 행렬이 시작되기 전 한 여성이 도로에 앉아 “나는 오늘 여기서 죽을 것이다.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냐”며 퍼레이드를 격렬히 반대하는가 하면 한 남성은 퍼레이드 행렬에 돌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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