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대구 K2 공군기지와 민간공항의 통합 이전을 추진키로 한 것은 최근 불안한 대구·경북(TK) 민심을 보듬기 위한 움직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구공항은 군과 민간공항을 통합 이전함으로써 군과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대구 경북지역의 숙원이 대구공항 이전을 공식화 했다. 더 나아가 정부 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한 의견 수렴과 조속한 추진을 당부했다.대구·경북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여권인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이곳의 민심은 박 대통령과 여권에 급속도로 등을 돌리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밀양 신공항 무산에 따른 지역 여론의 악화다. 박 대통령과 여권에 맹목적으로 보냈던 이 지역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을 앞서는 지지율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여기에 더해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유력 후보지로 경북 지역에선 칠곡과 성주 등이 거론되면서 악화된 민심에 기름을 끼어얹는 격이 되고 말았다. 지난 8일엔 김관용 경북지사까지 나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부지를 결정한다면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실제 여권 심장부로 평가되는 TK의 민심 이탈은 지지율로 포착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임기 1년 7개월을 남겨두고 여소야대 상황을 맞은 만큼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야 한다. 기존의 확고한 지지층은 더욱 두텁게 하는 한편 떠나간 지지층과도 손을 잡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지난 8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과 화해로 해석되는 ‘악수와 대화’를 나눈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 K2 기지 이전은 대구 동구를 지역구로 하는 유 의원의 대표 공약이기도 하다. 당시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유 의원과 K2 기지 이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져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구공항 통합 이전 발언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1년여 전 자신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 의원과 화해 기류를 내비친 데 이어 유 의원 지역구의 숙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공천과 복당 갈등 등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TK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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