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치권에서 개헌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런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만약 개헌을 한다면 이제는 반드시 지방이 공동으로 참여해야 하며 개헌의 방향도 분명히 지방분권형으로 가야한다.김관용 경북지사가 12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지방자치실천공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지방자치실천공개 토론회는 경북도청 사림실에서 열렸는데 한국 지방자치를 대표하는 학계, 언론계, 중앙정부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김 지사는 ‘지방자치와 대한민국의 미래’란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의 헌법적 결단을 강하게 주창했다.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의 패러독스에 빠져있다”며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는 도움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선진국 진입에는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 지방분권은 필수이며, 분권이야 말로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김 지사는 “현행 헌법에는 지방자치 조항이 고작 2개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를 형식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헌법 전문과 총강에 지방분권형 국가임을 천명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주재정권 보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토론에서 김 지사는 “지방자치 20여년 동안 현장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제도인데 권한과 재원은 중앙이 틀어쥐고 있어, 여름 옷을 입고 겨울을 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김 지사는 “이는 밑에서 부터가 아니라 위에서 내려준 자치라는 태생적 한계도 있지만, 중앙중심의 고착화된 인식과 사고가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며 원인을 진단했다.그는 “이제는 지방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자주조직권과 자주재정권, 자치입법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 이러한 권한이양이 시급하다”고 했다.김 지사는 “지방자치가 20여년 지나면서 이제 지방도 스스로 책임질 준비와 역량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본다. 앞으로는 지방에 과감하게 줄 건 주고 향후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은 지방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국가전체의 성장 동력을 엄청 끌어 올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방이 소멸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산업화 시대에는 지방에도 희망이 있었지만 성장논리를 앞세워 수도권 집중화가 당연시 되면서 수도권은 비만에 걸려 있고 지방은 고사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 이제는 균형발전에 대한 정무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김관용 경북지사의 주장은 한국의 지방자치가 청년기를 넘어 성숙기로 접어들었는데도 오히려 중앙과 지방의 갈등이 증가하고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의 심화로 지방소멸의 우려까지 제기되는 절박한 현실을 대변하는 동시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가발전의 헌법적 과제를 선도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 지사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앞으로 국가지도자가 될 사람은 지방과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실천의지가 있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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