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구 평리동에 있는 시립서부도서관은 일찍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며칠째 섭씨 38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도 이른 시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지고 온 책들과 씨름하기 바빴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째 취업준비중이라는 이모(29)씨는 “공공도서관이라 돈이 안들고 시원한데다 깨끗해 자주 찾는다”며 “토익성적이 다음 달 만료돼 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람실에는 20대 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 대비 문제집에 집중하는 중년층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회사 휴가기간 중 도서관을 찾은 서구 비산동 주민 배윤석(56)씨는 “어제 10월 예정된 공인중개사 시험원서를 접수했다”며 “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시원한 곳에서 퇴직 이후의 삶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숨쉬기 조차 힘든 불볕더위에도 아랑곳 않는 학생들로 북적였다.칸막이 책상 위에는 전공서적과 토익, 토플 등 어학관련 서적, 기업 적성시험 대비서적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라는 경영학과 4학년 김모(25·여)씨는 “여자는 나이도 하나의 스펙으로 인식되고 있어 빨리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며 “방학과 더위가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이 학교를 졸업한 뒤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몇 달 전 사표를 냈다는 이준석(29)씨는 “매일 아침 9시마다 모교 도서관을 찾는다”며 “활발한 성격이라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중앙도서관 맞은편 편의점에는 삼각김밥, 컵라면 등 간단히 허기를 채우고 있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4일 오후 7시께 더위의 흔적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경북대학교 중앙도서관 열람실 역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었다. 경제통상학과 4학년인 윤현수(27)씨는 “은행에서 인턴 근무 중인데 퇴근 후 매일 도서관을 찾는다”며 “도서관에 있으면 시원하기도 하고 옆자리 공부하는 사람들 보면 집중도 잘된다”고 말했다. 대학도서관 관계자는 “휴가철과 무더위 속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는 것 아니겠냐”며 “무더위 속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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