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트릭만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여러 예술이 융합된 문화입니다.”마술사 최현우(38)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마술사’로 통한다. 마술과 뮤지컬을 절묘하게 조합한 매직컬 ‘더 셜록 : 그래비티 503’(연출 오루피나·2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이 예다. 뮤지컬 ‘고스트’ 등 마술이 사용된 공연은 이미 많다. 하지만 마술 자체가 돋보이기 보다 효과 또는 무대 장치로 받아들여졌다. ‘더 셜록’은 악당 제이슨의 넘버 등 뮤지컬적인 요소를 끌어오지만 마술이 전면에 나선다. 2011년 ‘사라진 마술사’를 선보인 최현우가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온 셜록홈즈 시리즈다. 이번에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등으로 유명한 연출가 오루피나, 뮤지컬 ‘셜록홈즈’ 시리즈에 참여한 작곡가 최종윤 등이 힘을 보탰다. 최현우는 셜록 홈즈로 변신, 관객과 함께 추리를 해나가며 이야기가 있는 마술쇼를 펼쳐나간다. 무작위로 뽑힌 관객들이 참여하는 만큼 애드리브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관객마다 떠오르는 숫자와 갖고 싶은 것, 오늘 입고 온 속옷 색깔, 키와 체중 등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셜록’은 지적 유희를 통해 어린이 관객 위주라는 한국 마술쇼의 편견 역시 깨나간다. “저는 지금도 마술이 진짜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마술은 아이들이 보는 장르라는 인식이 크죠. 하지만 성인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예술 요소가 더 많아요. ‘아이들이 보는 공연인데 어른들도 보기 괜찮다’가 아닌, ‘어른들이 보는 공연인데 아이들이 봐도 괜찮은 공연’으로 만들고 싶어요. 두 말은 닮아 보이지만 엄연히 다르거든요.”올해로 데뷔 20년인 최현우는 명실상부 한국 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국제 마술 대회 클로즈업 부문 한국인 최초 수상자이자 가장 큰 국제 마술대회인 FISM 월드챔피언십의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3년 넘게 1000회 이상의 공연을 지속해온 그는 마술쇼 자체만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한국 관객 분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요.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깊이 있는 철학을 원하죠. 정체돼 있으면 스스로 퇴보될 수밖에 없어요.”고등학생 때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 최현우는 데뷔 20년차 유명 마술사가 됐다. 그는 “마술 환경이 어려워 힘들었던 적이 있지만 마술 자체에 싫증을 느낀 적이 없다”며 “마술에 대해 신기해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보면 여전히 힘이 난다”고 했다. 최현우는 올 연말 자신의 20년 마술 인생을 정리한 공연이자 관객들에게 마술이 무엇인지 묻는 ‘애스크(Ask)’를 초연할 예정이다. ‘브레인’ ‘더 셜록’ ‘애스크’ 등 3개 브랜드 공연을 번갈아 올리며 시즌제를 선보인다. 해외에서 러브콜도 받고 있다. 오는 10월 상하이에서 중국어로 진행하는 마술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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