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와 관련, 성주 내 다른 장소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이번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국방부는 “성주 주민들의 공식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며 지역 내 여론이 정리될 때까지 일단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실무적으로 검토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향후 주민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부지가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실제로 국방부는 실무자들을 성주에 여러 차례 내려 보내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조사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공식적인 검토는 지역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서 말씀을 주시면 그 때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실무적으로 (다른 부지) 현장을 다녀왔다”고 확인했다.문 대변인은 특히 “성주 지역 내에서 (다른 장소가 결정된다고 해도) 군사적 효용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를 두고 국방부가 부지 변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정지작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성주 내 다른 장소로 거론되는 곳은 금수면 염속산과 수륜면 까치산 등에서 최근에는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하게 급부상한 상태다. 이 곳은 해발 680m로, 성산포대(해발 380m)보다 높은 곳에 있어 전자파 유해성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성주군청과도 18㎞ 정도 떨어져 있고, 거주 주민 숫자도 더 적다.그러나 골프장과 인접한 김천시에서 당장 반발하고 있다. 박보생 김천시장과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 시민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사드 배치 다른 후보지 논란에 대해 반대한다”며 “롯데 성주골프장 인근 지역의 사드 배치 검토 방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또한 골프장 부지는 사유지인 만큼 이 곳에 사드를 배치하려면 별도의 매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드 체계를 운용할 미군 측과의 추가 협의도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성주 내 다른 장소로 부지가 결정된다면 한·미 간 후속 협의는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지역의) 요청이 오면 한·미 간 협의가 진행될 사안”이라고 말했다.무엇보다 부지 발표(7월13일)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른 장소 검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국방부로서는 부담이다. 국방부가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던 입장에서 “공식 요청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선회하면서 ‘졸속 결정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도 “이제 와서 다른 부지로 변경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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