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2월 안동·예천으로 이전한 옛 경북도청 산격동 청사로 시청별관을 이전하려는 계획에 대해 집행부 견제기관인 대구시의회가 침묵하고 있어 의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대구시는 지난 22일 대구시는 경북도의 산격동 청사를 시청별관으로 임시 사용하기로 하고 시 본청의 2본부 4국(36과)과 건설본부를 이전한다고 밝혔다.1일부터 9일까지 시청별관으로 옮겨갈 부서는 경제부시장 집무실과 함께 창조경제본부, 미래산업추진본부, 녹색환경국, 건설교통국, 도시재창조국, 감사관, 건설본부 등이며 근무인원은 817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절반을 넘는 50.8%에 달한다.대구시는 1981년 7월 직할시 승격 이후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행정수요에 걸맞은 시청사를 마련하지 못해 시청 직원들이 80여억원의 보증금으로 3개의 임차건물에 흩어져 근무해왔다. 대구시는 이들 별관 사무실을 통합 이전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 소통과 협업을 통해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별관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문제는 대구시가 옛 경북도청 건물로 별관을 이전하면서 대구시 내부에서는 옛 도청으로의 시청 이전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48%의 인원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바꿔 절반이 넘는 인원을 이전하는 것은 향후 ‘과반이 넘는 인원’을 이유로 도청으로의 이전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이란 지적이다. 예산도 당초 대구시의 편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구시는 시청 별관 이전 예산으로 20억원을 책정했다.하지만 이 비용은 리모델링 공사와 이사비용으로 소요되고 이달 예정된 추경에서는 운영비 등을 포함해 50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의회는 시청 별관 이전에 대한 어떠한 이견도 나오지 않고 있다. 1일 개회하는 제244회 임시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시정질문이나 서면질의, 5분발언 등이 예정돼 있지 않다.특히 현재 시청이 자리한 중구 출신 시의원들과 이전 희망지역인 달서구 출신 시의원들의 침묵에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회를 바라보는 한결같은 반응이다.중구의회 A의원은 “시청 이전을 반대하던 시의원들이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다”며 “여름 휴가철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중대한 문제에 대해 목소리조차 내지 않는 시의원들이 왜 필요한지 한심하다”고 말했다.달서구의회 B의원도 “향후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옛 경북도청으로 시청이 이전하게 되면 시의원들은 주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입을 닫을 바에야 그 자리(시의원)를 내놓아야 한다”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은 “옛 경북도청 건물로 시청 별관을 이전하는 것과 시청 전체의 이전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권영진 대구시장이 확고하게 밝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회가 미리 (시청 이전을)예단해서 떠들 수 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