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가 외연을 확장한다. 박명기 예술총감독은 7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전국 단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6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축제는 광주로 반경을 넓힌다. 총 5편을 선보이는데 축제의 개막작인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을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광주시오페라단이 함께 제작했다. 대구공연 이후 10월 중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인다. 독일 에어푸르트 극장장 기 몽타봉이 연출하는 이번 프로덕션은 축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전막이다. 소프라노 이윤경과 마혜선, 빈 국립극장의 전속 테너 정호윤, 미성을 자랑하는 테너 강동명,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리톤 이동환과 베이스 전태현 등이 나온다. 광주시오페라단 김기준 운영위원장은 “민간으로서 오페라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대구 지자체에서 (광주에 이같은) 지원을 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립오페단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기대했다. 폐막작인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역시 성남문화재단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11월 중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하바네라’, ‘꽃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익숙한 선율로 유명한 오페라다. 이번 프로덕션은 연출가 정갑균, 지휘자인 성시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이 힘을 보탠다.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동역으로 호평 받은 메조소프라노 리나트 샤함과 양계화, 화려한 소리와 강렬한 연기의 테너 한윤석과 지역을 기반으로 명성을 쌓은 테너 박신해, 차이콥스크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아리운바타르 간바타르, 바리톤 오승용 등 정상급 가수들이 나온다. 몽고 출신의 간바타르가 전막 오페라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명기 감독은 “예년에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보기 위해서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찾는 관객 중 30% 정도는 외지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올해에는 특히 광주와 경기도에서도 대구의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고난을 넘어 환희로’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악성(樂聖) 베토벤이 남긴 단 하나의 오페라 작품인 ‘피델리오’다. 베토벤이 탄생한 독일 본(Bonn)의 본국립극장이 선보인다. 억울하게 갇힌 남편 플로레스탄을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한 채 교도소에 잠입한 여인 레오노라의 이야기다. 프랑스혁명 당시 남편을 구해낸 귀부인의 실화를 담은 희곡이 원작이다. 밝고 가벼운 ‘부파 오페라(Buffa opera)’를 혐오했던 베토벤은 원작에 담긴 진한 휴머니즘과 억압에 맞선 투쟁의식에 영감을 받았다. 초연 후에도 십 여 년에 걸쳐 개작을 거듭했다.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린츠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 제작하는 글룩의 대표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국립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가 대구 관객을 찾아온다. 한편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는 14회 역사 동안 81개 작품을 선보였다. 참가 및 관람객 수는 46만6414명, 평균 객석 점유율은 85%다. 대구 오페라 재단 이사인 클래식음악 평론가 장일범은 “대구가 성악 인프라가 발달했고, 오페라에 대한 열망이 커서 어느 도시보다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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