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코바체프가 이끄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세계 속의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기 위한 유럽투어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창단 52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 대구시향은 지난 26일 오후 8시(현지 시각) 첫 번째 국가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2000여명 관객들의 찬사 속에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공연 전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주독 한국대사관이 800여명의 독일 문화예술계,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와 교민을 공연에 초청, 국경일 리셉션을 열어 공연을 더욱 빛냈다.첫 무대는 작곡가 진영민(경북대 교수)의 대구시향을 위한 창작 위촉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로 열었다. 유럽 초연된 이 곡은 서양의 방법론 속에 깃든 동양적 가치관들의 융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익숙한 음악적 구조 속에서 들려오는 동양적인 낯선 선율들에 관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내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이어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해 극찬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으로 대구시향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독일에서 작곡을 전공 중인 요헨 칼스(Jochen Carls, 22)는 “대구의 클래식 창작음악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오늘 유럽 초연한 진영민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은 서양적인 구조 속에 동양적인 정신을 녹여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독일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요세피네 레넬트(Josephine Renelt, 26)는 “세계적인 명성의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한국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연주에 놀랐고, 특히 서울이 아닌 지방 오케스트라는 점에서 한국의 뛰어난 음악성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를 대표해 대구시향과 함께 유럽투어에 나섰던 류준하 국제관계대사는 “오케스트라는 뛰어난 개인보다는 뛰어난 그룹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도시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오늘 훌륭한 연주를 보여준 대구시향은 이번 유럽투어를 통해 아시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과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며 카라얀에게 지휘법을 배운 바 있는 줄리안 코바체프는 공연을 마치고 남다른 감회에 젖어 “내게는 음악적 고향과도 같은 이 무대에 대구시향과 함께 서게 돼 감개무량했다”며 “오늘의 연주는 대구시향을 유럽에 알린 신호탄과 다름이 없다. 앞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정진해야하며 그 시작과도 같은 ‘2016 유럽투어’의 남은 공연들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고의 연주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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