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우리의 감성을 가을빛으로 물들이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28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된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는 이번 공연에서 전반부는 경쾌한 모차르트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모차르트가 남긴 대표적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시작해 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을 플루티스트 이월숙과 하피스트 곽정이 함께 연주한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국민악파 작곡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과 리스트의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을 연주함으로써 다양한 레퍼토리를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관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첫 무대에서 선보일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오페라 작품의 유명세만큼이나 세계 각국에서 널리 연주되는 명곡이다. ‘피가로의 결혼’은 상류사회에 대한 모차르트 특유의 통렬한 풍자와 그의 장난스럽고 유쾌한 성격이 그대로 녹아 있다.이어서 플루티스트 이월숙과 하피스트 곽정이 앙상블을 이루는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이 연주된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에게 후원자를 종종 소개해 주었던 드 기느 백작이 자신은 플루트를, 그의 딸은 하프를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곡을 써달라는 의뢰로 만들어졌다. 모차르트는 당시 유행하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협주 교향곡) 형식을 따르는 대신 소극적인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두 독주 악기가 서로 경쟁하는 것 같은 순수 협주곡처럼 썼다.그러나 평소 모차르트는 플루트와 하프를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과 달리 두 악기는 모두 완전한 형태가 아니어서 협주 악기로도 사용 빈도가 낮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모차르트는 두 악기를 오케스트라의 울림 안에 흡수시켜 우아한 프랑스풍 살롱 음악으로 완성해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협연자로 나선 플루티스트 이월숙은 계명대학교 음대와 동대학원을 마치고 러시아 그네신 음악원에서 마스터클래스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 우크라이나 국립 교향악단, 타타르스탄 국립 교향악단 등과 협연하였고, 한·일 국제 교류 콘서트, 러시아 그네신 아카데미 독주회, 일본 하마마추 야마하 뮤직캠프 연주회 등에서 연주를 선보였다. 현재 대구시향 플루트 수석인 그녀는 칼로스 플루트 앙상블 음악감독이자 대구가톨릭대 및 경북예고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하피스트로 꼽히는 곽정은 미국 인디애나 음악대학과 이스트만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이스라엘 필(주빈 메타),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 도쿄 스트링 콰르텟, 프라하 방송교향악단,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서울시향(정명훈) 등과 협연하였다. 국내외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는 ‘쉐어링 러브 시리즈’, ‘곽정의 하프 이야기’, ‘곽정의 클래식 하프로의 초대’ 등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현재 USA 국제 하프 콩쿠르 이사, (사)하피데이앙상블 이사장 및 음악감독, 코리안 하프페스티벌 예술감독, 대한민국 국제 하프 콩쿠르 총감독, 세계하프대회 이사로 있다. 휴식 후 후반부에는 동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음악 색을 보인 두 명의 국민악파 작곡가 드보르작과 리스트의 작품을 만나본다. 먼저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던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이 남긴 ‘교향곡 제8번’을 감상한다. 그는 보헤미안의 민족적, 정서적 배경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곡을 약 3개월 만에 완성했다. 한적한 시골 별장에서 단기간에 독자적으로 만든 작품이어서 그의 교향곡 중에서도 지극히 독창적이며, 새로운 방식의 파격을 추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제2악장은 교향시에서나 나올 법한 형태로 창의성이 돋보인다. 끝으로 리스트의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이 이날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헝가리 출신의 위대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리스트는 피아노 음악사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현악에서도 ‘교향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혁신을 가져온 인물이다. 기존의 교향곡에 ‘이야기’적 요소를 더해 ‘교향시’를 만들었고, 훗날 바그너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시인 라마르틴(A. de Lamartine)이 ‘우리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으로의 전주곡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이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리스트가 1848년 완성한 것이 바로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이다. 리스트는 인생을 ‘죽음의 전주곡’으로 생각했기에 이 곡은 도입부에서부터 죽음을 암시하는 무겁고 암울한 주제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내 젊음과 사랑, 인간의 갈등, 목가적인 삶 등 다양한 모습을 그린다. 이런 묵직한 작품 주제에도 불구하고, 리스트의 ‘전주곡’은 교향시답게 곡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들로 구성돼 있다. 또한 금관악기가 주제를 연주하는 사이 현악기들이 섬세하게 장식하면서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음색과 에너지까지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관객들에게 보다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개성이 뚜렷한 네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며 “유명 오페라의 친근한 서곡부터 평소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플루트와 하프의 협주곡, 그리고 서로 다른 민족성과 철학을 녹여낸 드보르작의 교향곡과 리스트의 교향시까지 이 계절의 풍요로운 결실만큼이나 풍성한 이번 연주회를 여러분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대구시향 ‘제428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A석 1만6000원, B석 1만원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청소년(만7세-만24세)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된다. 공연 전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44-1555) 또는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으로 예매 가능하고, 대구콘서트하우스 누리집(www.dgconcerthouse.org)와 삼덕 지구대 맞은편에 위치한 dg티켓츠(053-422-1255, 월요일 휴무)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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