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경북 구미를 찾아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현장행보에 나섰다. 최근 각종 악재로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까지 떨어진 가운데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구미5국가산업단지(구미하이테크밸리)에서 열린 일본 도레이사의 4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국가산단 내에 위치한 경북산학융합지구와 스마트공장 등을 둘러봤다.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ICT, 철강, 항공·자동차 부품 등 구미 지역 핵심산업의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새로 조성되는 구미 하이테크밸리에 첨단소재, IT융합기기를 비롯한 신산업을 유치하고, 구미가 글로벌 강소기업의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도 더욱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이어 구미새마을중앙시장도 방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시장상인들에게는 각 전통시장마다 개성과 특색을 갖출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정책적 지원의지를 표명했다.박 대통령이 구미를 찾은 것은 2014년 12월17일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 참석 이후 1년 10개월여 만이다. TK 지역 방문은 지난달 29일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 방문에 이어 20일 만이다.특히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동시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의 주요 지역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야당이 제기한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물대포 피해자 백남기 농민 사망과 사인 논란 등에 안보·경제의 이중위기까지 더해져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TK 민심수습으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실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주간집계에서 4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인 26%를 기록했다. 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나 새누리당의 4·13 총선 참패 당시 기록한 29%보다도 낮은 수치다.무엇보다 50-6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던 TK의 지난 4주간 지지율이 35-44%선으로 떨어진 게 박 대통령으로서는 뼈아픈 점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이날 구미 방문은 동남권 신공항 무산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경주 지진과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한 피해 등 잇따른 악재로 등돌린 TK 민심을 보듬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또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씨 의혹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지으려는 야당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송민순 회고록’으로 반격을 준비 중인 박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을 재결집시켜 화력을 키우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청와대는 이번 구미 방문은 어디까지나 지역 방문을 통한 민생·경제 행보의 일환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도레이 공장 기공식 방문은 향후 외국인직접투자 유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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