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성냥공장인 ‘성광성냥’의 손진국(80) 대표가 14억여원 상당의 공장 부지를 지자체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이에 따라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성냥박물관’ 건립 추진에 이 같은 거액의 공장 부지 기부 의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손 대표는 19일 경북 의성군 기관장협의회(회장 박윤석 대구지방검찰청 의성지청장) 회원 10여명이 성광성냥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장 부지를 희사할 테니 (성광성냥 공장을)지켜주면 고맙겠다”며 공장 부지 기부 의사를 표명했다.손 대표는 그동안 의성군에서 성광성냥 공장 부지를 매입해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또는 체험학습장으로 만들 경우 공장건물과 기계를 의성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의성군에 꾸준히 밝혀 왔다.하지만 의성군은 “성냥박물관 건립은 경제적 수익성이 없어 사업 시행 후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며 “기계의 보존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군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군은 “공장측이 먼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통해 자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공장 운영이 활성화되면 그 주변에 공장과 연계한 소규모 시설 등을 검토해 지자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경북도 역시 토지보상비 과다, 보상 대상이 공장소유주 1인, 시설 개보수 후 운영자는 손진국 대표뿐이라 추후 특혜 제공 시비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성냥박물관 건립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회원들과 함께 공장을 꼼꼼히 둘러 본 김주수 의성군수는 손 대표의 ‘공장 부지 기부’ 발표에 대해 “함께 깊이 고민해 보자”며 기존보다 진일보한 답변을 내놓았다.의성읍 도동리에 위치한 성광성냥 공장은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2월 가동을 시작했다. 부지 7686㎡, 건평 1971㎡ 규모이다. 건물은 윤전부, 축목부, 건조부, 소갑부, 대갑부, 배합실 등 13개 동이다. 해방 직후 300여개에 달하던 국내 성냥공장들은 1980년대 가스 라이터 출현 및 2000년부터 시작된 중국산 성냥의 저가 공세에 밀려 모두 문을 닫았다. 홀로 남아 2013년까지 명맥을 유지해 오던 성광성냥도 그해 11월 조업 중단에 들어간 뒤 지금까지 재가동을 하지 못한 채 문이 굳게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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