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山水)와 벗하다’전이 25일 안동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서 개막한다. 조상이 산수를 사랑한 이유와 실천이 담긴 유물 80점을 선보인다. 산수의 이상향인 중국의 소상팔경(瀟湘八景)과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으로 시작한다. 도연명의 귀거래를 노래하며 고향의 산수자연에 은거한 선조의 삶, 주자의 무이구곡을 동경하며 조성한 조선의 구곡문화(九曲文化) 유물을 한 데 모았다.청량산은 퇴계(退溪) 이황이 있었기에 더욱 이름이 났다. 지리산은 남명(南冥) 조식 때문에 존재가 더욱 높아졌다. 후대의 퇴계와 남명의 제자는 스승이 즐겨 찾던 산에 올라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스승의 정신을 계승코자 했다. 가야산에는 한강(寒岡) 정구, 화양동에는 우암(尤庵) 송시열의 자취가 서렸다. 공자가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樂山樂水)’고 한 이래 산수를 즐기며 그 안에서 도덕적 심성을 기르려 한 태도는 유학자의 굳건한 전통이 됐다. 옛 사람에게 산수는 복잡한 현실과 대비되는 청정한 공간이면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수양의 공간이었다. 조식은 지리산을 유람하며 ‘물을 보고 산을 보고, 그 산수 속에 깃들어 살던 사람을 보고 그들이 살던 세상을 봤다(看水看山 看人看世)’고 했다. 18세기 선비 박종은 청량산에서 이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만 길 높게 솟은 절벽을 올려다보면 굽힐 수 없고 범할 수 없는 선생의 뜻과 절개를 볼 수 있고, 외로운 구름이 절벽에 머물고 밝은 노을이 골짜기에 깃드는 곳에서는 깨끗하고 그윽한 선생의 흥취가 남아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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