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을 싸들고 온 사장에게 “어디서 개수작을!”이라고 일갈하며 손가락으로 돈을 그려 보이는 당돌한 회사원이 말한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파격적인 삽화로 주목받은 일러스트레이터 양경수 작가의 그림이다. 직장인들의 당돌한 이야기를 한 컷 그림으로 그려온 그는 페이스북에 ‘약치기 그림’을 연재하며 화제가 됐다. 양경수 작가가 그동안 그려온 ‘약치기 그림’에 미공개컷들을 더해 첫번째 책을 출간했다.책 제목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은 회사에서 말이 잘 안 나오고 혼자 있고 싶은 직장인의 증세를 두고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병명이다. 또 직장상사로 얻은 화병인 ‘상사(上司)병’ 등 몸과 마음이 아픈 직장인들의 증세를 고스란히 담아낸 ‘신조어’들은 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야근은 끝날 줄 모르고 회사원들은 휴일에도, 심지어 명절에도 집에 가지 못한다. 저녁엔 사무실 책상에 컵라면과 삼각김밥, 혹은 편의점 도시락을 펼쳐놓고 엄마밥을 그리며 슬픈 ‘도형놀이’를 한다.직장인의 24시간을 완벽하게 재구성한 이 책은 매일 반복되는 직장인의 고투를 담아낸 우리 시대 초상화다. 오우아 출판,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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