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된 시, ‘향수’는 1927년 3월 ‘조선지광(朝鮮之光)’ 65호에 발표됐다. 일본 도시샤대학교 유학 시절에 쓴 이 ‘향수’는 그의 대표작이 됐다. 이 시로 ‘민족의 시인’으로 거듭난 정지용(1902-1950) 시인이다. 그는 1930년에 ‘시문학’ 동인과 함께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이태준, 김기림, 박태원 등과 ‘구인회’를 결성하여 반카프적 입장에서 순수 문학을 옹호하며 ‘모던 보이’로 일세를 풍미했다. 이후 ‘경향잡지’, ‘문장’, ‘경향신문’ 등의 편집위원으로서 청록파 시인들을 비롯해 이상, 윤동주 등 수많은 시인을 발굴해 냈다. 광복 후에는 이화여대와 서울대에 출강하며 시론, 평문, 번역시를 발표했다. 김우창 문학평론가는 “한국 현대시사에 가장 기념비적인 서정 시인인 정지용은 ‘또 하나의 이미지스트, 모더니스트 계열 시인, 감각적 경험을 선명하게 고착시키는 데 있어서 탁월한 시인’”으로 평가한다. 정지용은 생전 세 권의 시집을 펴냈다. 첫 시집은 1935년 10월 서른네 살 때 간행한 ‘정지용 시집’이고, 둘째 시집은 1941년 9월 마흔 살에 펴낸 ‘백록담‘이다. 마지막으로 정지용은 광복 직후 1946년 6월 ‘지용 시선’을 펴냈다.‘모던보이’ 정지용은 월북작가로 알려져있다. 한국전쟁 당시 녹번리 초당에서 설정식 등과 함께 정치보위부에 나가 자수 형식을 밟다가 잡혀 납북된 것이 자진 월북으로 오인된 것으로 전해직 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오랫동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출간조차 되지 못하다가 1988년 월북 문인 해금 조치와 함께 비로소 공개됐다. 민음사가 ‘세계시인선’ 20번째로 이번에 출간한 ‘향수’에는 모두 74편이 담겼다. ‘정지용 시집’과 ‘백록담’에서 유종호 문학평론가가 가려 뽑은 것들이다. 민음사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품은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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