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흘러도 독감 바이러스를 완전히 예방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때문이다. 그동안 3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3가 독감백신 접종이 주를 이뤄왔지만 최근들어 보다 넓은 예방범위 효력을 갖는 4가 백신이 개발된 이유도 이러한 바이러스 변이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노인 대상의 3가 백신 국가 무료접종(NIP)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처음 접종이 시작된 4가 백신은 아직 처방기간이 길지 않고 3가 백신보다 비싸기 때문에 NIP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4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 4가 백신의 접종 임상데이터가 더 축적되면 NIP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돌연변이 잘 일어나는 독감 바이러스독감 바이러스가 유전자 변이를 잘 일으키는 이유는 인간의 DNA와 다른 RNA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DNA는 이중가닥으로 돼 있어 한쪽 가닥이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다른 한쪽의 온전한 염기서열을 통해 복구가 가능하다. 하지만 RNA는 외가닥이기 때문에 복구가 어려워 복제가 되면 될 수록 돌연변이 발생률이 커진다. 1918년 수천만명의 감염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 독감,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나온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독감 그리고 2009년 신종플루, 2014-2015년 홍콩독감 유행도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때문에 발생했다. 따라서 이를 원천 차단시킬 수 있는 백신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백신의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범위를 넓히면 현재까지 밝혀진 독감 바이러스는 예방이 가능하다.독감 바이러스는 A, B, C 3가지 항원형으로 나뉜다. 이 중 유행성으로는 A형과 B형 바이러스만 꼽는다. ▣4가 백신 필요성 커져그 동안 A형 2종과 B형 1종을 예방하는 3가 백신이 시장의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2종의 B형 바이러스주가 동시 유행하거나 B형 바이러스주 2개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하나가 아닌 다른 게 유행하는 경우도 있어 4가 백신의 필요성이 커져왔다. 최근 1-2년 동안 유행했던 홍콩독감도 이 같은 예측불발 사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기존 3가 독감백신 외 4가 독감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4가 독감 백신은 국내에서 2014년 말부터 첫 허가가 나면서 작년과 올해 동안 6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3가 백신의 경우 유정란 배양법에 따른 제조가 주를 이뤘지만 4가 백신부턴 세포배양 방식 제조도 도입되고 있다. 두 제조방식의 백신 효능차이는 동일하다. 다만 유정란 방식은 20년이 넘게 사용된 생산법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 세포배양 방식은 대량생산과 달걀 알레르기 환자에게도 투여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연간 국내에서 소비되는 독감백신은 1600-1700만 도즈 규모이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올해 4가 백신 공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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