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가 훼손 위기에 처한 비지정문화재 보존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비지정문화재란 문화재보호법이나 자치단체 조례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보존할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말한다.수성구 중동 경로당 앞 도로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비지정문화재인 이득심 송덕비가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주차차량으로 인한 파손의 위험을 안고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수성구는 비지정문화재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선비정신을 일깨우는 소중한 문화재라 판단, 지난 5일 중동 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중동 행정복지센터로 이전 설치했다. 이득심은 한말 현풍현감을 지낸 인천 이 씨 이재연(李在淵)의 딸로서 고종 때 상궁을 지낸 인물이며 상궁은 조선조관직체계로 보면 내명부(內命婦) 소속의 정5품 벼슬에 해당한다. 고종 조에 이르러 국운이 기울고 조정의 조직과 기능이 축소되자 그녀는 상궁을 사직, 고향이 대구로 낙향해 지금의 수성구 중동에 터를 잡았다.당시 그녀의 눈에 비친 중동 지역민들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흉년과 가혹한 조세부담에 생활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이득심은 사재를 털어 백성들의 조세를 대신 부담하고 곳간을 열어 가난과 기아에 허덕이는 백성들의 구휼에 나섰다. 이런 그녀가 베푼 은혜와 선행을 기리기 위해 1923년 중동 주민 35명이 송덕비를 세웠으며 1980년 비바람에 마모되고 훼손된 송덕비와 똑같은 내용을 새긴 새로운 비석 1기를 같은 장소에 나란히 세웠다. 중동 행정복지센터 마당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게 된 이득심 송덕비 2기는 주민들에게 이득심의 선행은 물론 선조들의 백성들을 아끼는 선비정신을 되새겨보게 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를 받는 문화유산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얼과 숨결이 녹아있는 비지정문화재도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며, “앞으로도 비지정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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