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평일에 ‘헌혈’을 하면 ‘반나절’ 휴식이 가능한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20일 보건복지부는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현재 특정돼 있지 않은 휴식(공가) 기간을 ‘반나절’로 못박고 중앙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에 이어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평일에 헌혈을 하면 본인의 연차를 소진하지 않고 반나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은 평일에 헌혈을 하면 ‘직접적으로 필요한 기간에 대해 공가’를 쓸 수 있다. ‘헌혈 후 휴직 보장제’가 이미 도입돼 있는 것. 복지부는 현재 특정돼 있지 않은 공가 기간을 ‘반나절’로 정하고 그 적용 범위도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제도가 정착되면 민간기업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가 이 같은 정책 수립에 나선 것은 10-20대에 집중돼 있는 헌혈 인구를 다른 연령층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저출산 시대 장기적으로 혈액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헌혈률은 6.1%로 이탈리아 5.2%, 미국 5.1% 등 주요 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이고 수혈용 혈액은 100%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헌혈을 하는 연령대가 젊은층에 한정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우리나라 혈액 공급은 주로 10-20대 학생, 회사원, 군인 등이 담당하고 있다. 2015년 헌혈을 한 308만명 중 학생은 166만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20대의 헌혈률은 전체 79%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헌혈자 점유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0대는 37만2243명(12.4%), 40대는 23만7284명(7.7%), 50대 이상은 9만8844명(3.2%)으로 조사됐다. 헌혈률이 4.0%인 일본은 10-20대 헌혈자가 24%, 30-40대는 50%, 50-60대는 26%로 중장년층 헌혈자가 훨씬 많이 분포돼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어릴 때 부터 헌혈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직장인 대상 휴식 제도가 시행 중이어서 중장년층 헌혈자가 많다”고 분석했다.다만 헌혈 후 휴직 보장제가 단체헌혈이 많은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서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해당 제도가 이미 도입돼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던 중앙정부부처 등의 문화를 어떻게 개선할지 등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헌혈자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계 부처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며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12월 전체 공공기관을 관할하는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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