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이 각양각색이다. 개발 계획에 따라 산뜻한 변신을 한 곳이 있지만 개발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방치된 곳도 많다. 신도심의 등장에 따라 원도심의 ‘질서 있는 정비’가 필요한 때다. 위기를 맞은 원도심의 실태와 개발 성공사례 등을 살펴보고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을 3회에 걸쳐 싣는다.대구의 대표적 노후지역으로 꼽히는 남구 대명동.1970-80년대까지만 해도 대명동 일대는 ‘양옥집’이 빽빽한 ‘부자동네’였다.건설경기가 한창 달아오르던 1990년대, 대명동에 살던 ‘부자들’은 하나둘 아파트를 찾아 떠났다.지금도 남구 곳곳에는 지은지 30-40년 된 낡은 단독주택과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비좁은 골목길이 수두룩하다. 남구 인구는 지난 20여년 사이 30% 이상 줄었다.올해 6월30일 기준으로 남구의 인구는 15만8600여 명으로 대구 8개 구·군 중 중구(8만700여 명)에 이어 두번째로 적다. 인구가 줄어든 도심은 슬럼화의 길로 들어서기 마련이다.▣남구 대명동 공연문화거리점점 쇠퇴해 가던 남구는 2010년,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조금씩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대구시가 벌인 이 사업은 지역의 잠재력과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해 주민, 전문가, 지자체가 힘을 합해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단순히 길을 새로 닦고, 낡은 건물을 뜯어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동네 마다 고유한 스토리를 담는 것이다.단조로운 마을에 예술을 입히고, 잊혀진 장소의 역사성을 되찾아 의미있는 거리로 바꾸자는 것이 남구 도시재생사업의 골자다.그래서 구 도심의 낙후된 지역을 재창조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도심재생사업에는 주민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계획표가 들어있다.2014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발표되면서 이 사업은 더 탄력을 받았다.대구 도시재생 선도지역 13곳 중 하나로 지정된 남구 대명2·3·5동 일대는 도시재생의 모델로 꼽힌다.▣대명동 행복문화마을‘계층간 어울림과 문화가 함께 하는 행복문화마을’이라는 비전과 복지, 주거, 환경재생, 문화예술기반 강화,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내건 이곳에는 복지와 문화를 핵심 콘텐츠로 한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 만들어지고 공연문화거리 활성화, 사회취약계층을 고려한 시설조성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주민센터와 인근 부지를 매입해 건립 중인 주민커뮤니티 공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장애인 주민 비율이 높은 특수성을 감안해 설계됐다.공연문화거리 활성화 사업은 공연박물관, 무대제작소, 테마가 있는 골목길 조성 및 소공연장 집적화 등 3개 세부사업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공연문화거리에는 대구지역 최초의 IT연극체험관, 공연예술연습 공간, 연극 관련 전시 공간으로 속속 채워지고 극단과 주민, 청소년, 장애인에 대한 공연예술아카데미, 생활문화공동체 지원 차례표가 운영된다.▣대구시 도시재생사업연극 이론과 체험, 어린이 창작 뮤지컬, 리드미컬 난타교육 등이 이뤄지면서 동네 전체가 거대한 ‘문화 공연의 무대’로 바뀌어가고 있다.대구시는 2019년까지 대명공연문화거리에 소공연장 환경과 공연예술공간 임차 지원, 주말 아트로드 조성 등을 통해 한단계 높인다.대구의 이런 도시재생사업은 남구 대명동의 ‘공연문화거리’ 외에 ‘문화예술 생각대로’, 서구 비산2·3동의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중구의 ‘순종황제 어가길’, 동구의 ‘안심창조밸리’, 달서구의 ‘다누리 에비뉴’ 등 27곳에서 완성됐거나 진행 중이다.대구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된 ‘앞산 맛둘레길’과 ‘문화예술 생각대로’의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사업 전과 후 소득세가 37-74% 늘었다. ‘젊음의 거리’로 재탄생한 대명동 일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45개의 지자체 공무원 등이 다녀갔다”고 말했다.박흥규·남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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