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대구 도심에서 열린 5차 시국대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보다 더 커졌다.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와 지난 1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현장 기습 방문이 오히려 불난 대구 민심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이날 5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린 도심 도로 500m 구간에는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는 성난 시민들로 가득 찼고, 처음으로 횃불도 등장했다.시국대회를 이끌고 있는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 측은 “오후 6시 45분 현재 집회 참가 인원은 3만5000여 명(경찰 추산 80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했다.지난달 26일 4차 집회 당시 같은 시각 2만여 명이었으며, 끝날 무렵에는 5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이날 자유발언대에 선 40대 여성은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듣고나서 더 화가 났다. 국민과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일본과 한 약속(군사정보보호협정)은 그렇게도 잘 지키느냐”며 “쓰나미도 와도 촛불집회에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했다.초등학교 2학년생은 “힘이 약한 사람들은 연대해야 한다고 들었다. 아빠에게 들은 가장 슬픈 이야기는 세월호였다”며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물러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중학교 2학년 여학생은 “껍데기가 아니라 뼛속까지 민주주의인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내려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도로 한 가운데 마련된 무대 전광판에서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와 대선 후보 시절, 지난 1일 각각 서문시장을 방문한 모습을 비교한 화면이 나오자 야유의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나왔다.이날 다섯번째 대구시국대회 현장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성토의 장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축제의 장이었다.무대에서 흥겨운 노래공연이 펼쳐지자 수만명의 시민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후 늦게 촛불집회장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무대 앞 도로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했다. 집회 참가 시민들은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며 중구 중앙로에서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당사까지 두갈래로 나눠 4km를 행진했다.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당사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한편 이날 오후 5차 시국대회가 열린 곳으로부터 불과 500여m 떨어진 2·28기념중앙공원에서는 대통령 하야에 반대하는 맞불집회가 열렸으나 일찌감치 집회가 끝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구연합회’가 주최한 맞불집회에는 100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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