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무력화하는 신종 슈퍼박테리아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항생제 오남용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있다.이번에 발견된 슈퍼박테리아는 ‘최강의 항생제’로 평가받는 콜리스틴을 써도 죽지않는 MCR-1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콜리스틴에도 내성이 생기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항생제는 몸속 세균을 죽이는 의약품이다. 항생제를 먹으면 세균 중 일부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생해 항생제 효과가 없어지는데 이를 내성이라고 표현한다.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있는 세균만 살아남아 증식하게 돼 내성균이 만연한다. 지난 5월 공개된 영국 정부의 짐 오닐 보고서는 이같은 항생제 내성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3초마다 1명이 사망하는 수준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 820만 명을 넘어선다.2011년 이후 수집된 약 9300주의 장내세균 가운데 3주에서 콜리스틴 내성을 가진 MCR-1 유전자가 발견됐다는 것은 이러한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9300여 균주 가운데 MCR-1 유전자가 발견된 것은 3주에 불과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1년에 하나꼴로 나온 셈이어서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니다. 2014년에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장내세균뿐만 아니라 다른 세균에서도 항생제에 맥못추는 슈퍼박테리아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우리나라는 2014년 1000명 가운데 31.7명이 매일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2개국의 평균 23.7보다 높은 수치다. 대표적 내성균인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내성률은 36.5%다. 영국 21.3%, 독일 9.1%, 프랑스 0.5%보다 월등히 높다. 포도상구균의 메티실린 내성률은 67.7%다. 영국 13.6%, 프랑스 20.1%, 일본 53% 등과 비교했을 때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더욱 강력한 항생제 등장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생제는 내성이 생기면 더이상 가치가 없기 때문에 오랜시간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신약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 제약회사들이 항생제 개발을 꺼리게 만든 원인이 된다.때문에 내성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매일 항생제를 처방받는 사람의 수를 25.4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개인들이 항생제 남용을 자제해야 한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남아있는 항생제는 임의로 먹지 말아야 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항생제 복용을 마음대로 중단해서도 안된다. 몸속에서 세균들은 전력을 회복하며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이 생길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내성균이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치료 가능한 항생제가 줄어든다.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치료할 항생제는 없다. 특히 내성균은 가축-사람, 사람간 전파가 가능하므로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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