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이 진단 후 1년을 살지 못해 죽음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 수술환자 5년 생존율이 14년 사이에 2배로 상승했다.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고 위나 간, 대장 같은 장기보다 더 뒤쪽인 후복막에 자리해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췌장암 환자가 수술 후 생존 기간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내 모든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4%에 불과했다.서울아산병원 암병원 간담도췌외과 김송철 교수팀은 2000~2014년 췌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1656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연구 내용을 보면 2000~2004년 환자군 5년 생존율이 12.4%에서 2010~2014년에는 26.8%로 높아졌다. 14년 사이에 2배로 껑충 뛰었다. 5년 생존율을 암 완치를 뜻한다.연구팀은 췌장암 수술 환자를 5년 단위로 나눠 생존율 추이를 분석했다. 2000~2004년 환자군 201명의 1년·2년·3년·5년 생존율은 각각 61%, 31.1%, 18.4%, 12.4%였다. 2005~2009년 환자군 545명 생존율은 소폭 증가해 각각 69.4%, 39.3%, 27.7%, 17.2%로 파악됐다.2010~2014년 환자군 910명은 각각 80.2%, 51.6%, 36.9%, 26.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2014년 1656명 전체 환자의 생존율은 74%, 45%, 31.3%, 21.1%로 나타났다.분석 기간 동안 1년 생존율 61%에서 80.2%, 3년 생존율은 18.4%에서 36.9%로 높아졌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등록된 국내 모든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지난 20년 동안 7.6~9.4%로 한 자릿수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수술 치료성적은 크게 향상했다.김송철 교수는 “외과적 수술법이 발전했고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다학제 통합치료가 영향을 미쳤다”며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이 발전하면 치료 성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번 연구에선 췌장암 조기 발견이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는 기존 예측을 과학적으로 재차 입증했다. 췌장암은 보통 암 크기(T), 임파선 전이 정도(N), 다른 장기로 전이(M)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1656명 수술 환자 중 암 크기가 2㎝ 미만인 1기 환자 5년 생존율이 52.4%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수술 환자 26.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주변 장기로 암이 침범한 2기는 임파선 전이가 없으면 30.4%였으나 전이가 있으면 14%로 절반에 미치지 못 했다. 암이 동맥 혈관으로 옮겨간 3기 환자 5년 생존율도 14%에 그쳤다.췌장암은 빨리 찾을수록 생존율이 상승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연구팀이 2000년부터 2016년 4월까지 췌장암 수술 환자 2029명을 분석한 결과, 1기 환자는 4% 수준인 반면 주변 장기로 암이 전이된 2기는 무려 90%대로 압도적으로 높았다.김송철 교수는 “40대 이후 갑자기 당뇨나 황달이 생기거나 원인 모를 복부와 허리 통증, 50대 이후 급격한 체중 감소와 식욕부진을 겪으면 췌장암을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최근 열린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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