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여 명의 국민들을 촛불집회로 이끌고 있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출판업계에서도 잠룡들의 움직임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보인다.내년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예정인 상황에서 야권 후보군에 올라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에 대한 책이 출간되는 등 독자들을 대선 이슈로 끌어들이고 있다.이번 탄핵정국으로 인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후보군 중 한 명은 단연 문 전 대표다. 지난 대선에서 제1야당 후보로 나섰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이후 당 대표를 맡는 등 차기 대선을 위해 보폭을 넓혀왔으며 야권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자리를 지켜왔다.이를 반영하듯 최근 정치분야 전문가들이 문 전 대표에 대해 조명하는 책을 내놨다. 김상진 건국대 겸임교수·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오승용 전남대 교수·윤호웅 주간경향 선임기자·민동용 동아일보 기자·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쓰고 시대정신연구소가 엮은 ‘문재인 대통령이 될까’다.‘국내 최초의 대통령선거 전문 무크지’를 표방한 이 책은 이미 지난 8월 첫 번째 기획으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돼온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조명한 ‘반기문은 없다’를 출간한 바 있다.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 이 책의 취지는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느냐’는 대통령을 뽑지 않기 위한 사전 검증 차원의 분석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문재인 대통령이 될까’에는 문 전 대표에 대해 정당인, 언론인 등 긍정적인 2명, 부정적인 2명, 중립적인 1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인터뷰를 한 결과를 포함해 문 전 대표의 약점과 한계, 조언 등을 담은 저자들의 분석이 담겨있다. 제3지대와 개헌을 강조하는 정 전 의장의 인터뷰도 수록됐다.그런가 하면 야권 잠룡들 중 한 명인 안 지사의 책도 최근 출간됐다. ‘안희정의 함께, 혁명’(웅진지식하우스)은 그가 직접 써낸 자전 에세이다.남대전고에 입학한 해 광주민주화항쟁을 지켜본 뒤 혁명을 꿈꾸면서 학교를 그만둔 열여섯 살 때부터,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제도권 정치에 들어섰다가 3당 합당에 회의를 느끼고 건설일용직과 출판사 영업부장일을 하던 초기의 안희정, 정치인으로서 가족에 대한 연민 등을 털어놓는다.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 충남도지사를 연임하면서 느낀 경험 등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이 과정에서 차세대 리더로서 그가 가진 비전 등을 담아내고 있다.현 시국에 대해 “이대로 가다간 조선왕조가 무너지듯 대한민국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때때로 엄습한다.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를 보며 그것이 더욱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아 절망스럽다”고 안 지사는 말한다.그러면서 “원칙과 상식이라는 주장 하나를 갖고 이 사회의 경계를 깨고자 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한다.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그 모든 과정을 보며 한국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고민도 깊어졌다. 그가 했던 등반을 나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며 큰 꿈을 꾸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잠룡 중 한 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쓴 책도 얼마 전에 나왔다. 지난 10월 말 출간된 ‘국민에게만 아부하겠습니다’(김홍국 편집·더봄)다.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된 청년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인권변호사 시절, 새로운 사회의 지평을 열기 위해 헌신한 시민운동가 시절,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가 시절 등을 거치면서 박 시장의 철학과 신념을 담은 발언들을 묶었다.그런가 하면 대선 후보군으로 조명되는 책도 출간됐지만 결국 꿈을 접은 이도 있다. 지난달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다.김 전 대표 곁에서 일했던 박경훈씨는 지난달 출간한 ‘김무성의 비상’(매거진플러스)을 통해 유력 대선주자로서 김 전 대표의 가능성을 피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당정치의 개혁을 위해 차기 지도자로서 김 전 대표가 적합하다는 주장이다.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책은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혼란의 소용돌이와 새누리당의 내분 속에서 김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당일 출간돼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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