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에 살고 있는 주부 조민경 씨(39·가명)는 지난해 유독 추웠던 겨울, 5살 난 아들이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해 급히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다. 추운날씨라 당연히 식중독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식중독으로 밝혀져 놀랐던 기억이다. 조민경씨는 아들의 입원치료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온 가족이 늘 손씻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는 지난 2011-2015년 한 해 평균 1306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식중독 연평균 환자 6314명의 21%를 차지한다. 특히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겨울철 평균 식중독 환자 847명 중 약 57%(480명)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겨울철임에도 유독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노로바이러스가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소량이어도 전염력이 매우 강한 특징을 갖는다. 유전자가 돌연변이 발생 시 쉽게 복구가 가능한 DNA가 아닌 돌연변이가 잘 발생하는 RNA여서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어려운 상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 해수 등이 채소, 과일류, 패류, 해조류 등에 묻어 이를 섭취할 때 걸리기 쉽다. 또 감염자의 대변과 구토물에 접촉하거나 감염자의 신체와 직·간접적인 접촉에 따라 입에 균이 들어가면서 전파된다. 학교와 군대 등이 주요 집단감염 발생지다. 보통 1-2일 정도 바이러스 잠복기를 가지며 메스꺼움, 구토, 설사, 탈수, 복통, 근육통, 두통, 발열 등이 주요 증상이다. 회복 후에도 길게는 2주까지 타인에 대한 전염성을 유지한다. 건강한 성인은 수일 내 별다른 치료없이 낫기도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의 경우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탈수까지 발생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김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증세가 심한 경우 재빨리 응급실로 내원해 안정을 취하고 수액보충에 의한 탈수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항생제 투여와 복통이 심한 경우 진정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수 교수는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까지 손을 잘 씻고, 음식물은 중심부 온도가 74도 1분 이상 조리해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며 “물도 가급적 끓어 마시고 식중독 환자의 경우 타인에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회복되더라도 당분간은 음식 조리를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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