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 자기 의지로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옹기장이는 진흙으로 다양한 질그릇을 만듭니다. 만들어진 질그릇이 자기의 용도에 대해 옹기장이에게 불평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출생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일은 각자에게 달려 있습니다’(본문 중에서)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한국천주교계의 원로 정진석(84) 추기경이 55번째 책인 ‘질그릇의 노래’(가톨릭출판사)를 펴냈다. 부제 시절 룸메이트였던 고 박도식(전 대구가톨릭대 총장) 신부와 한 “신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1년에 책 한 권씩을 내자”는 약속을 지켜 사제수품 55주년을 맞은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 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책은 인생을 옹기장이의 손에 의해 용도가 결정돼 만들어진 질그릇에 비유하면서 줘진 한계 속에서도 인간은 가장 가치있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정 추기경은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개인, 가정, 신앙의 차원에서 풀어냈다. 또한 행복을 위해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길 권하는 한편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겸손과 희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대 공대에 진학했다가 입학한 첫해 6.25전쟁이 발발하고 그를 계기로 종교의 길에 들어선 그는 20세기 전반에 걸쳐 발생한 한국사회의 변화와 갈등에 대한 자신의 감상도 곳곳에 담고 있다.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에서 퇴임한 2012년 이후부터 고 김수환 추기경이 머물던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회관 주교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15권에 달하는 교회법 해설서를 저술하는 등 교회법 권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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