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해양입국(海洋立國)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해이다. 우선 지난 1996년 이후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을 맞이했으며, 한국인 최초로 국제해사기구(IMO)의 수장이 된 임기택 사무총장이 그 임기를 시작했으며, 해양수산부가 2007년부터 개최해 온 국제해사포럼이 10주년을 맞이했다.국제해사포럼은 지난 10년 간 국제 해사분야 주요 이슈인 유류오염 피해보상 지원방안, 기후변화 대응전략, 해적 피해방지 대응방안 등에 관한 국제적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등대 역할을 해 온 행사이다. 특히 이번 포럼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단독으로 개최해 오던 행사를 최초로 IMO와 공동개최하는 등 더욱 의미 깊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IMO는 국제 항행 선박들이 깨끗한 바다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1959년에 설립된 UN 산하의 국제기구이다. 그동안 IMO는 해상안전 및 해양환경보호 관련 60여개 국제협약 및 관련 결의서 1950여종을 관장하며, 해사분야에서 정통성을 가진 Rule Maker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최근 IMO는 이제 입법기구로서의 역할을 넘어, 171개 회원국의 협약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집행기구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해 보니, 협약의 내용 자체는 잘 마련돼 있으나 회원국의 협약 이행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한 점이 큰 문제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IMO는 올해부터 회원국의 IMO 협약 이행 실태를 7년 주기로 감사하는 ‘회원국 감사제도(IMSAS)’를 강제화해 회원국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의무 이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7년에 자발적으로 감사를 받았고, 우리나라의 협약 이행 수준이 우수함을 인정받아 일정기간 유예를 거쳐 2020년에 감사를 받을 예정이다. 현실적으로는 많은 IMO 회원국들이 본 제도에 대응할 준비가 미흡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우리 해수부는 1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포럼의 주제를 ‘IMO 협약 이행을 위한 국제협력’으로 잡아 회원국 감사에 대응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포럼에는 임기택 사무총장을 비롯해 제프리 란츠 이사회 의장 등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회원국 대상 감사제도(IMSAS) 대응방안, 해사분야 전문인력 역량강화 방안, 국제협약 이행 독려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앞으로 IMO가 관장하는 e-내비게이션, 선박 평형수, 친환경 선박 등 신(新)산업 분야 시장은 천문학적인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의 주요 해사 강국들은 신산업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대응해 온 과거의 방식을 넘어 국제협약 이행을 촉구해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국가 간 공존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이는 최근 국제기구(UN)에서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에 부합하는 큰 변화의 물결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국제 해사환경 변화에 부응하면서, 오히려 우리나라의 ICT, 조선, 해양플랜트 등 최첨단의 해사기술을 활용해 국제 담론과 신 산업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려 한다. IMO에서 한국인 수장을 배출하는 큰 성과를 낸 우리나라가 앞으로 국제해사 분야에서 국제협약 준수, 전문인력 양성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체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것을 믿으며, 이번 포럼이 그 초석(礎石)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