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진위 논란을 이어 온 고려금속활자 ‘증도가자’의 진위와 문화재 지정 여부에 대한 결론이 올해 중에는 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조사 중인 증도가자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지정 조사 결과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문화재청 누리집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증도가자는 보물 758호인 고려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하는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현재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고, 다만 1239년에 이를 목판에 새겨서 찍어낸 복각본이 전해지기 때문에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증도가자는 1377년 간행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제요철’보다도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된다. 증도가자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1점, 청주고인쇄박물관이 7점, 그리고 문화재 지정조사 중인 101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도가자 논란은 2011년 10월 서울 소재 다보성미술관 소유주인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의 부인 이정애 씨가 101점의 증도가자 활자에 대한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문화재청에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정애 씨가 밝힌 증도가자 취득경위서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유출돼 오사카 노브로라는 고미술품 상인이 소장하다가 이를 대구에 거주하는 광덕사 고미술품상 김환재(2007년 사망) 씨가 구입했다. 이어 대구 지역 종합병원 내과 의사인 김병구 박사가 고서적을 구입하면서 활자까지 같이 매입했고,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판명됐다. 이후 서울에 거주하는 이준영 씨를 거쳐 현 소유자인 이 씨에게 넘어오게 됐다.그러나 증도가자의 문화재지정 신청이 접수된 이후 진위를 비롯한 찬반 논란이 거듭됐다. 이에 2015년 6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같은 해 6월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해 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직 진위에 대해서는 최종 판단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 수렴을 충분히 한 다음에 판단하기 위해 조사 과정과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증도가자에 대한 진위는 가려지지 않았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지정 신청한 활자체가 복각본의 서체와 유사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고,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은 ‘재료나 산지 등을 봤을 때 인위적으로 간섭을 해서 가짜로 꾸민 것 같은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사분석 결과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지정 가치 유무에 대한 의견서가 나오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낸다”며 올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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