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 밥 딜런이 소설을 통해 노래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을 탐색하고 있었기에 그다지도 혼란스러웠을까.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인 포크가수 밥 딜런이 쓴 유일한 픽션 ‘타란툴라’(문학동네)가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그의 첫 문학작품으로 1964∼1966년 사이에 쓰인 것으로 알려져있고 1966년 가을 출간되려다가 사고로 늦어져 1971년에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머릿속에 연상되는 장면들을 설명한 후 노랫말을 추가한 형식으로 쓰였다.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쓰인 시적 산문과 가사로 채워진 탓에 논리적 흐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작품 속에는 ‘&’, ‘……’, ‘/’ 등의 부호가 끊임없이 나열되고 그의 생각은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생각나는 대로 옮겨진 영문이 다시 국문으로 번역된 탓에 곧바로 이해하긴 힘든 문장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다만 당시 딜런의 머릿속은 어떤 생각들로 채워져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의 노랫말이 만들어지기 이전 수많은 상상들이 오간 흔적들로 보인다.당시 딜런이 정치적인 포크송을 부르던 저항가수에서 포크록 가수로 전향하던 시기라는 점은 함께 참고할 만하다. 책에 담긴 온갖 모순되고 부조리한 표현들을 보면 그가 안팎으로 느낀 혼란을 감지할 수 있다.“…가련한 호메로스를 찾는 고야 그림의 퀴니가 따분해하는 사람, 나와 함께 머물라, 둑이 터진다 & 네 번호가 호명된다 & 베이비 민은 설교를 늘어놓지 말라고 소리치고 프리츠 작가는 너의 남부 공업지대에서 도대체 문제가 무엇이냐고 & 퀴니와 너, 스파이더 퀴니더라 당장 집에 가라고 외친다-너는 땀 거미줄에 붙잡힌다-팔에게 움직이라고 사정한다-의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한다-뇌물로 쓸 그림엽서와 곰 인형을 찾는다….”(‘마리아의 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다’ 중) 공진호 옮김, 240쪽, 문학동네, 1만3800원.딜런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그의 노랫말들을 한 눈에 살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그의 가사들을 집대성한 ‘밥 딜런:시가 된 노래들 1961-2012’(문학동네)도 국내에서 출간됐다.이 책에는 데뷔 앨범 ‘밥 딜런’(1962)에서 ‘폭풍우’(2012)까지 31개 정규 앨범에 수록된 작사곡 전곡과 정규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들까지 포함해 총 387곡이 실려 있다. 서대경·황유원 옮김, 1568쪽, 문학동네, 4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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