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르고 있는 정치권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개정 논의에 대해 700만 소상공인들을 대표해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는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은 8일, 청탁금지법과 관련,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타격이 너무 큰 것 같다”며 “시행령을 개정해야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농수축산물이 김영란법에 막혀 상인의 어려움이 크다”며 “문제점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됐다. 이는 청탁금지법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엄청난 피해를 거듭 호소해온 소상공인연합회 등의 목소리에 현 정부와 정치권이 귀 기울인 것으로, 곳곳에서 터져 나온 어두운 신년 경제전망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소상공인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밝힌 것으로 평가하는 바이다. 그간, 청탁금지법 시행령에서 허용하고 있는 가액기준은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으로, 가액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 등 민간인들까지 규제범위에 둔 탓에, 전반적으로 아예 입길에 오를만한 식사자리는 피하는 등의 사회 분위기가 형성 됐으며, 이에 따라 외식과 선물과 관련된 산업뿐만 아니라 여가산업에 이르기까지 소비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다. 김영란법이 전반적인 소비 위축 사태를 불러와, 내수 경제를 떠받치는 소상공인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회식자리를 배우자 중에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있는지 등을 서로 따져 묻다보니, 모임 자체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거리를 화사하게 밝혀왔던 꽃집의 경우, 축하난 등이 아예 관공서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등 궤멸직전에까지 몰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각종 조사 자료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본 연합회가 전국 3,000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소상공인 비즈니스 실태 조사’ 결과, 2015년 대비 2016년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은 55.2%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매출감소의 주요 원인이 ‘김영란법 시행 때문’ 한결같이 지적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한국행정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식품접객업과 유통업, 농축수산·화훼업 등 업종의 사업체 40.5%가 ‘법 시행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10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기업들은 ‘접대성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돼 좋다’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죽어나가고, 대기업은 표정관리하는 이 현실,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시행하는 법인지 모를 일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법 시행 이전부터 투명사회를 지향한다는 법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소상공인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통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가 선결과제임을 누누이 밝힌바 있다.소상공인연합회의 이러한 선지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청탁금지법을 밀어붙인 정부와 정치권이 이제라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눈을 돌려 개정논의에 나선다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그래도 분명히 나아가야할 길이기에 다시금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적극 제기해 왔던 김영란법 보완대책, 즉, 소상공인 확인 업종의 김영란법 적용제외, 적용 가액 상향 등의 ‘진정한 상생 대책’을 정부와 정치권이 열린 자세로 수용해 하루속히 개정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며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