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 지원을 받아 ㈔유교문화보존회(이사장 이재업)가 추진해 온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 목판 복각사업’의 판각이 완료됐다.이에 따라 오는 24일부터 한 달 동안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서 ‘안동, 한글을 간직하다’라는 주제의 특별전 및 학술대회를 개최한다.이번 전시에는 복각사업을 통해 제작된 목판을 비롯해 안동의 한글문화의 전통을 살필 수 있는 여러 유물들도 함께 전시된다. 19일 ㈔유교문화보존회에 따르면 이번 목판 복각 사업은 1940년 안동에서 발견돼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을 목판으로 새겨 영구 보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훈민정음은 발견될 당시 표지와 앞의 두 장이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안동판 목판 제작에서는 최근 발견된 상주본 크기를 기준으로 이를 복원했다.제책은 간송본의 경우 사침안정법(四針眼釘法)으로 돼 있다. 이를 고유한 제책 방법인 오침안정법(五針眼釘法)으로 바꿨다. ‘어제서문(御製序文)’ 부분의 마지막 글자의 변개(耳→矣) 및 반설음(ㄹ) 부분의 구독점의 위치도 바로 잡았다.훈민정음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6년(세종 28) 목판본 1책으로 간행됐다. 본문 4장과 해설 29장 등 총 33장으로 이뤄져 있다.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후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훈민정음 창제 이후 안동에서는 여타 지역에 비해 한글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돼 이를 활용한 여러 문학 작품들이 생산됐다. 특히 ‘어부가(漁父歌)’에서 시작된 안동의 한글 문학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등 이른 시기부터 다수가 창작됐다.이러한 전통은 여성들에게도 이어져 내방가사(內房歌辭)라는 안동 지역만이 지닌 독창적인 여류문학이 탄생했다. 한글의 보급과 확산으로 각종 학습서를 비롯해 언간(諺簡), 문서 등이 제작되면서 생활속에 깊이 자리해 각종 소품에까지 흔적을 남겼다. 이번 특별전시회는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초기 영인본(影印本), 조선 전기 국문시가의 정수인 ‘어부가’와 ‘도산십이곡’, 한글보급과 확산에 영향을 준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 보물905호)’, ‘여자초학(女子初學, 보물905호)’ 등 학봉종가의 중요 전적(典籍)도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다.또 임진왜란 중 가족과 부인에 대한 염려와 심정을 적은 ‘학봉김성일언간(鶴峯金誠一諺簡)’과 원이엄마편지로 널리 알려진 ‘이응태묘출토언간(李應台墓出土諺簡)’ 등 안동을 대표하는 한글 서간(書簡)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작년에 발굴된 최초의 망명지 내방가사로 확인된 상해임시정부의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의 부인 김우락 여사가 지은 ‘해도교거사(海島僑居辭)’가 처음으로 공개된다.특별전시회 개막에 맞춰 훈민정음 학술대회도 24일 개최된다.학술대회는 이상규 경북대교수의 ‘안동과 훈민정음’이라는 기조발표에 이어 김윤희 안동대 교수의 ‘안동의 국문시가’라는 주제발표가 있다.이재업 이사장은 “이 사업을 계기로 우리의 우수한 한글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나아가 안동이 한글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